김훈 목사의 심리상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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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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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김훈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 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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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몸과 마음이 아파서 예전에 할 수 있던 것들을 많이 하지 못하게 되면 사람이 무기력해지면서 낙심에 빠지게 된다. 낙심에 빠져 있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한 분이 신체의 연약함이 찾아왔을 때 그 문제로 인해서 자신을 많이 비관하곤 했다. 나름대로 그 문제를 고치기 위해 노력을 했으나 고쳐지지 않자 더 이상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고 하며 비관하고 포기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몸의 다른 곳에 이상이 왔고 그 분은 이전 보다 더 낙담을 하게 되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더 나빠질 것이라 여겼다. 시간은 더 흘러서 몇 년이 되었는 데 건강은 더 나빠졌다.


반복되는 건강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분이 하게 된 생각이 ‘노력을 해보았자 소용이 없어’라는 것이었는데 그 생각은 수 년동안 이어온 생각이다. 어쩌면 오랫동안 아픈 사람의 당연한 생각일 수 있지만 만약 처음 아픈 때부터 ‘나는 아파도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어’ 라고 늘 생각했다면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계속해서 오랫 동안 절망하는 그 분을 보면서, 혹시,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것은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더 나빠질 것이 있다는 것은 자신이 노력할 수 있는 삶의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그런데, 점점 더 나빠지는 동안 그 분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노력해 보았자 소용이 없어’ 라는 삶의 태도를 바꾸고 있지 않았기에 더 좋아질 것에 대한 가능성은 배제한 채 몇 년간을 살아왔다. 그러므로 삶은 나빠지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라고 생각을 하면 자신의 처한 처지에서 능동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게 되고 무기력함이 질병과 싸워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빼앗아 버리는 것이다. 그에 비해서 ‘나는 이런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 있어’ 라고 생각을 하게 되면 희망을 갖게 되고 좀 더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처하게 된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 있어. 나는 그것을 할 거야’ 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용기’이다. 자신의 맡은 일을 잘 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용기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용기가 있다는 것은 절망적이고 힘들고 어렵지만 그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자신 안에 있는 연약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진정 용기있는 사람은 어려움과 두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대면하는 사람이다. 어쩌면 용기는 역경과 두려움을 경험하는 사람에게만 개발될 수 있는 성품이다.


인생에 비단길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비단길을 걸으며 살다가도 인생 말년에 엄청난 폭풍우를 경험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이는 인생 초기에서부터 신체적인 장애라는 고통을 겪기도 한다. 이런 인생의 굴곡 앞에서 왜? 신은 하필 나에게만 이런 고통을 주었을까? 왜 저 사람에게는 없는 고통을 나에게만 주었지? 라고 그 고통에 반응한다면 그 질문은 우리에게 좌절과 자기 연민과 슬픔과 절망이라는 답밖에는 찾지 못한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신은 나에게 어떤 용기를 내라고 하는 걸까? 나에게 어떤 것을 극복하라고 하시나? 이런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답을 찾는다면 고통은 더 이상 나를 누르는 방해물이 아니라 나의 삶을 가치롭게 만들며 세상을 부요롭게 만드는 용기가 된다.


한 동안 한국에서는 ‘용기’ 시리즈가 베스트셀러로 사람들에게 많이 읽혀졌다. ‘미움 받을 용기에서부터 시작해서 ‘버텨내는 용기’, ‘늙어갈 용기’, ’행복해질 용기’ 등 10권 이상의 용기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사람들은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한다. 그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변화를 위해 ‘용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위를 돌아보면 변화를 위해 ‘용기’를 내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질병으로 극심한 신체적 고통과 아픔 중에 있는 사람, 경제적인 파산으로 모든 것을 다 잃어 버린 상황에 있는 사람, 자녀를 잃어 버리고 슬퍼하는 부모, 오랫 동안 다녔던 직장에서 갑자기 퇴사를 권고 받은 분..


이들에게 어떻게 용기를 줄 수 있을까? 이들이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들러가 말한 것처럼 공동체의 힘이다. 가정 공동체에서 용기를 가지도록 격려하고 지지하고, 교회 공동체에서 그들이 힘을 내어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고, 사회 공동체에서 어려움에 있는 자들을 외면하지 않을 때 그들은 어려움 상황에서도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되고 고통을 더 큰 성장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자기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 주는 힘은 공동체의 관심이며 그것을 통해 그들도 공동체에 관심을 갖게 된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라고 말하는 열등감을 ‘이런 상황에서도 나는 이것을 할 수 있어’ 라고 말하는 용기로 바꿀 수 있도록 오늘 공동체의 일원으로 그들을 격려해 보자. “오늘도 투병하는 많은 분들을 진심으로 마음으로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당신은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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