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의 심리상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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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 you O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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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김훈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 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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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 you Okay?"  


우리집 아이와 아주 친한 친구가 한 명 있는데 통화 목소리에 힘이 너무 없어서 혹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친구가 우울증인데 요즘 학교도 잘 안나오고 작년부터 우울증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러면 그 친구가 상담은 받고 있냐고 물었더니 심리치료나 상담은 전혀 받지 않고 약만 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틴 셀리그만의 심리학 처방전에서는 다양한 정신 장애에 약물과 심리치료를 적용했을 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그 중에서 흥미로운 것은 항우울제를 복용해서 우울증을 고칠 확률과 인지 행동 치료 기법을 통해 우울증을 고칠 확률이 똑 같다는 것이다. 두 가지 다 25%의 성공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약물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거의 바로 약물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치료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심리치료가 없는 약물 치료는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한다. 우울증의 경우 비슷한 자극이 오거나 문제가 생기면 다시 무기력이 찾아 올 수 있게 된다.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항 정신성 약물을 장기동안 오래 복용하는 것은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뇌는 가소성이 있어서 일정한 약물을 외부에서 받아들이게 되면 뇌가 더 이상 그 물질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몸에서는 그 물질을 생산하지 않게 한다. 바람직한 것은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면 복용을 하면서 심리 치료를 함께 받아서 심리적으로 건강 해져서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다시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극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위의 아이처럼 인지행동 치료나 다른 심리치료가 전혀 없이 약만 복용하면서 낫기를 기대하는 경우이거나 약을 먹어야 할 상황인데 끝까지 약을 먹지 않고 버티면서 고통 가운데 계속 머물러 있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는 영적인 방법으로 낫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약을 먹으면 되는데 마치 약을 먹으면 자신이 믿음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여기면서 자신을 방치한다. 약을 거부하는 것도 문제이고 약을 통해 모든 정신 관련 질병이 나을 수 있다고 믿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 주위를 돌아보면 우울증 약을 복용하다 그 약을 수십 년간 못 끊고 있으신 분들이 제법 있다. 오랫 동안 약을 의존해서 감정을 조절하고 살아왔다가 약을 끊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두려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분들이 유약한 분들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약만 의존하는 것은 병을 고치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약 복용이 없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살아갈 수 없는 경우라면 먼저 약을 복용하고 동시에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마음과 몸이 안정이 되면 그 때 약물을 조금씩 줄여가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중증의 우울증이 아니라면 약을 복용하는 것이 쉬운 선택이나 그것보다 더 어려운 방법인 심리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울증에 걸렸다 회복된 경우들을 보면 결국 자신의 감정과 생각의 고통을 직면하고 그것을 다루고 다르게 살기로 선택한 사람들이다. 아이의 친구에 대해서 깊이 알진 못하지만 그 아이가 심리치료를 받지 않고 약만 복용한다는 사실은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아직 젊고 많은 가능성이 있는 그 아이가 약을 복용하기 전에 좋은 심리 상담사를 만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놓고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다른 태도로 바라 보고 반응하는 법을 배운다면 그 아이가 약을 먹지 않고 남은 인생을 잘 헤쳐 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시,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약을 통해 우울감을 없애는 것보다 너는 소중한 사람이고 너는 목적을 가진 가치있는 존재이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말이 더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에 한 동안 햄버거 가게에 가면 “Are you Okay?” 문구가 적혀 있었던 적이 있었다. 누군가 캠페인을 벌린 것인데 관심있게 물어 주는 한 마디가 그 영혼을 죽음에서 건져낼 수 있다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상처받고 우울한 영혼들이 되살아 날 수 있도록 주위에 있는 작은 한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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