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의 심리상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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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어린 작은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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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김훈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 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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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어린 작은 친절 


얼마전, 차에 사고가 나서 앞에 범퍼가 부서져 바람에 덜렁거리고 운전석의 문은 열리지 않는 상태였다. 차를 고치기 위해서 수리소에 맡기는 과정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지나가는 소리로 정비소 직원에게 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직원이 친절하게도 문이 열리도록 앞부분을 펴주고 부서진 상태에서도 차를 운전할 수 있게 테입을 단단하게 붙여주었다. 그 직원은 차가 얼마나 부서졌는 지를 점검하고 대략 수리 비용이 얼마나 들지에 대해서 견적을 내는 직원이었기에 꼭 그렇게 문을 펴주고 범퍼에 예쁘게 테이프를 발라줄 의무는 없었다. 그렇지만 문이 안열려 운전을 못하고 있는 나의 사정을 듣고는 스스로 도움을 준 것이다. 그 직원의 친절을 베푸는 행동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고 표현을 하자 직원은 뿌듯해하며 기뻐하는 표정을 보였다. 작은 친절로 서로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이었다.


이렇게 작은 친절로 인해서 우리는 마음이 녹아지기도 하고 마음이 상하기도 하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일상에서 작은 친절을 베풀고 공감을 잘 하는 사람들이 결혼 생활을 성공적으로 잘 할 수 있는 확률이 크다고 한다. 무심코 내가 던 진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무심코 던진 눈 빛에 누군가는 예민하게 반응하며 차가움을 느낄 수 있기에 일상의 친절은 그런 점에서 성공적 결혼 생활에 상당한 장점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을 사기 그릇 다루듯 조심스럽게만 다룰 순 없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작은 친절과 사랑을 전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고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기 때문에 살 맛이 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 일전 스키 캠프를 간 딸이 그만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첫 날에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그것을 찾아 하얀 눈을 헤매고 다닌 딸을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짠하면서도 속상한 마음이 있었다. 결국 집에 돌아오는 날까지 핸드폰은 발견되지 못했고 밧데리가 없는지 더 이상 연락이 되질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딸은 다행히 핸드폰을 잃어버렸지만 엄청 재미있게 놀았다고 이야기를 해서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이틀 후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어떤 한 사람이 핸드폰을 주워서 충전을 한 다음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멀리 살고 있는 사람인지 우편비만 받고 전화기를 보내준다고 한다. 그 사람의 작은 친절한 행동을 통해 그렇게 찾지 못하던 핸드폰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사람이 친절을 베풀지 않았다면 핸드폰을 거금을 주고 다시 구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60시간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렇게 시간을 내어서 누군가를 위해 친절을 베푸는 이타주의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더 행복하다고 한다. 30년 동안 뉴욕 외곽에 사는 아내와 엄마 427명을 대상으로 추적 연구를 한 미국의 연구 결과는 일주일에 최소 1회 이상 자원봉사를 한 여성일수록 자녀의 숫자, 직업, 교육, 사회적 지위를 비롯한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도 수명이 길고 신체기능이 더 뛰어난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어떤 한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소액의 돈을 주고 임의로 용도를 지정해 주었는데 그 돈을 타인을 위해 또는 자선 단체를 위해 쓴 사람은 그날 하루를 훨씬 더 기분 좋게 보낼 수 있었다. 이 행복감은 돈의 크기에 달려 있지 않았다고 한다.


친절을 베푸는 것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큰 친절과 장시간의 봉사가 아닌 작은 친절과 봉사도 바로 행복지수에 영향을 주고 일회적인 자원봉사라도 즉시 행복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 친절을 베푸는 사람의 마음은 이기적일 수도 있고 순수하게 이타적일 수도 있다. 예를들어 이타적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위신을 세우고 그것으로 사회적 명성을 얻거나 지위를 올리기 위해 또는 내가 타인보다 낫다고 하는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친절을 베푼다고 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이익이 동기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서 순수하게 앞에서 나오는 예처럼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이익을 주려는 동기에서 나오는 이타주의의 친절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은 겉으로 보면 모르는 것이지만 개개인의 자신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자. 내가 하는 친절의 행동이 자기 중심적인 이익을 위한 것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타인 중심적인 이타주의에서 나온 것인지를 잘 구분하고 이해해야만 진정한 친절과 그것으로 인한 행복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이기적인 마음에서 베푸는 친절은 그 다지 행복감과 상관이 없다. 그것이 따뜻한 마음이나 베푸는 감정이 주는 마음의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나의 욕심과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마음에서 오는 위선의 마음조차 들어있기에 순수하게 타인을 위해 베푸는 친절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쁨이 결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친절을 받은 누군가가 따뜻함을 경험하고 그 따뜻함의 보답으로 감사나 기쁨을 표현할 때 그것이 이기적인 마음에서 베푸는 친절을 행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그 경험은 이기적인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 순수하게 타인을 위해 베푸는 친절을 행할 수 있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실험에 의하면 공중 전화기에서 동전을 주웠거나 우연히 아주 맛있는 쿠키를 선물로 받아서 기분이 좋아진 경우 누군가 실수로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 주는 친절을 베풀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한다. 이것은 친절을 받고 행복해진 사람은 자동적으로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고 자비를 베풀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 이것을 보면 "사랑은 받은 사람이 사랑을 할 줄 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행복한 사람이 그 행복을 누군가에게 선으로 베풀 확률을 더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지에 나가 기독교의 복음을 전파하고 봉사일을 하며 지역교회나 병원을 섬기는 선교일을 하는 선교사님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많다. 하나님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고 은혜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기에 남은 삶을 그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많은 기부나 큰 봉사행동을 하려고 하면 대부분 부담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일주일에 한두시간 정도 누군가를 위해 봉사한다면 해볼 만할 것이다. 작은 친절을 베푸는 일을 삶에서 실천함으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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